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가 일요일에 성가대를 하다보니 본 예배시간보다 1시간 정도 일찍 교회를 갑니다.
본예배 시작까지 1시간 정도 교회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책들을 보는데 지난주 오늘 본 책은 "늙어갈 용기"라는 책이였습니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일본작가의 글이였는데 늙어갈 용기라는 책을 보며 피부과 의사로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고객님들, 저희 병원 뿐 아니라 모든 피부시술, 성형수술을 앞둔 고객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 주저리주저리 한마디만 써볼까합니다.
A, B라는 쌍둥이 고객에게 동일한 피부시술을 똑같은 방법으로 시술하였다고 가정합니다.
A라는 분은 본인이 늙어가는게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고객이고, B는 본인이 늙어감을 인정하고 여유롭게 생각하시는 분입니다.
똑같은 시술, 똑같은 방법으로 시술하였다 가정하였을때 시술 직후에는 그 효과는 동일합니다.
하지만 6개월, 1년 뒤의 모습은????? B 고객의 시술만족도와 효과가 훨씬 뛰어납니다.
이는 제가 10년가량 피부시술을 하면서 느낀점으로 95%이상 확신할 수 있는 사항입니다.
도대체 똑같은 시술을 했는데 왜 사람들의 마음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까요??????
A라는 고객은 늙어가는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 고객입니다. 시술 후에 집에가서도 어떻게 시술되었나 거울을 계속 보게되며, 혹시나 잘못되었을까 계속 걱정하게 됩니다. 이리저리 잘 되었나 만져보기도 하고 틈만 나면 거울을 보며 걱정합니다. 시술 후 1달, 3달이 경과한 후에도 "어? 이쪽이 잘못된거아닌가?" "어? 벌써 효과가 떨어지고 있나?" 계속 신경쓰이고 걱정되는 마음이 듭니다.
B라는 고객은 늙어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조금더 자연스럽게 늙고 싶은 마음이고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5년 10년 전으로 완벽히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시술 후에도 지나치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시술이 잘되었을거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듯 A와 B고객의 마음의 차이는 평소의 표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평소의 표정은 그 분의 인상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런 인상의 차이가 시술의 효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시술을 완벽하게 끝냈을지라도 고객님의 마음이 계속 불안하고 걱정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표정과 인상에 그 영향이 나타나기에 그 시술의 효과가 반감되기 마련입니다.
"늙어갈 용기"라는 책에서 "노화의 과정을 수평적으로 인식하고, 지나치게 관여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노화를 수평적으로 인식한다는 개념은 늙어감 자체를 피하지말고 평생의 동반자 개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점입니다.
늙음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사람들은 여러가지 성형수술과 시술을 받고 있으며, 저같은 의사는 이러한 고객들의 마음을 풀어주고자 시술을 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늙음을 늦추기 위한 시술을 효과를 위해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은 "늙어갈 용기"라는 점입니다^^